취객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귀중품을 훔쳐가는 이른바 부축빼기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만취한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도 않았는데, 범행 8분 만에 경찰에 잡혔습니다.
어떻게 잡았을까요?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늦은밤 이정표 기둥에 술취한 남성이 기대 서 있습니다.
그 앞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바닥에 떨어진 동전과 휴대전화를 주워 취객의 바지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잠시 뒤 택시를 잡아 주겠다는 도움도 마다하고 취객이 사라지자, 마스크 쓴 남성은 방향을 돌려 근처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동전과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어 주는 모습으로 돌아가보니 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취객의 지갑을 꺼내 자기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보입니다.
취객을 돕는 척 하면서 귀중품을 훔치는 '부축빼기'를 한 겁니다.
그런데 8분 뒤 맞은편 도로에 순찰차가 멈춰서더니 경찰관들이 남성을 조사합니다.
자신은 지갑을 훔치지 않았다며 경찰관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부축빼기범이 챙긴 지폐 사이에서 취객의 지갑에 들어있던 부적이 발견되면서 곧바로 체포됐습니다.
[구자준 / 기자]
"부축빼기범이 지갑을 훔쳐서 내용물을 확인하는 모습은 이곳 CCTV 카메라에 모두 찍혀, CCTV 관제센터 모니터요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112에 신고 전화를 건 사람도 CCTV 모니터 요원이었습니다.
[정은화 / 노원구 도시통합관제센터 CCTV 모니터 요원]
"자세히 보니까 술취하신 분 지갑을 빼서 자기 주머니에 넣더라고요. 센터장님한테 얘기해서 112 신고도 하고…"
150미터 떨어진 사람 얼굴을 식별하고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성능 방범 CCTV로 범행 증거까지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40대 남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장명석
영상편집: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