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타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나때는 말야' 시간입니다.
이번 주인공은 30년 전 국내 탁구 붐을 주도했던 현정화입니다.
딩시 김연아급 인기에 팬레터는 포대기로 받았다는데요.
김민곤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1988년 서울에서 만리장성의 벽을 넘어 당당히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현정화.
[중계음]
"양영자, 현정화 선수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애교 넘친 기합소리도 화제가 될 만큼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국민적 인기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현정화]
"나 때는 말이에요."
외출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했습니다.
[현정화]
"많이들 알아보시니까 저는 안경 끼고 다녔던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저도 말로만 들었는데 탁구장에 공이 없을 정도로 붐이 일었다고."
미소년처럼 깨끗한 외모로 화장품 광고 촬영도 했고 팬레터는 읽지도 못할 만큼 받았습니다.
[현정화]
"너무 많이 와서 못 본 팬레터가 더 많아요. 50통, 100통 이렇게 오는 게 아니라 포대기로 와요. (특히) 여중생, 여고생 팬들이 많았어요."
'피겨 여신' 김연아와 비견될 정도였습니다.
[현정화]
"(김연아 정도라고 보면 돼요?) 그렇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전국민적 사랑 속에 한때 '뽀미 언니'로 출연 제안까지 받았지만, 연예계 진출은 고사했습니다.
[현정화]
"(아쉬움이) 없지, 않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받은 사랑이 너무 많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탁구의 노하우를 다 전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1991년 북한 리분희와 단일팀을 이뤄 금메달을 따낸 일화는 2012년 영화로 제작될 만큼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정화]
"나를 오랫동안 기억해주라. 그렇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못 만난 지) 한 30년 되어가네요."
뜨거웠던 관심을 뒤로하고 이제는 실업팀 감독과 탁구협회 부회장으로서
묵묵히 후배들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민곤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윤재영
영상편집: 천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