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0일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미 국무부는 이 소식을 알리면서 "FFVD 조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FVD.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뜻입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새롭게 거론한 비핵화 개념입니다.
1차 북미회담 이전 미국의 기본 입장이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CVID에서 바로 'I', '되돌릴 수 없다'는 내용을 뺀 게 핵심이었습니다.
CVID는 점령군 논리가 깔린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북한의 입장을 반영한 겁니다.
따라서 FFVD는 '사후 검증'에 방점을 찍은 완화한 비핵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실효성이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 나가며 협상을 이어가자는 나름의 절충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마저도 달갑지 않았던 걸까요?
곧바로 담화를 내고, 미국과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의 'FFVD' 언급이 2년 전 싱가포르 합의를 적당히 유지한 채 대선을 치르겠다는 뜻으로 간주한 모양새입니다.
그러니까 비건이 자신들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들고 오지 않았다고 보고 미리 퇴짜를 놓는 겁니다.
상황이 이런데 3차 북미회담 군불을 떼는 우리 측이 얄미웠는지 담화의 대부분을 대남 비난으로 채우기도 했습니다.
앞서 미국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는 말도 했죠.
어쩌면 북한은 갈수록 재선에서 멀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다음을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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