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공룡 경찰’ 탄생?

채널A News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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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문제는 권력기관간의 힘겨루기로만 볼 사안이 아닙니다.

왜 그러는지, 사회부 정현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공룡으로 비유될 정도인데요. 경찰의 역할, 얼마나 커진겁니까?

기존에 경찰이 맡은 민생, 강력 사건 수사 외에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일부 기능이 경찰로 옮겨지는 건데요.

5급 이하 공무원의 비리나 액수가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뇌물 사건처럼, 검찰이 맡지 않게 된 사건들을 모두 경찰이 수사하게 됩니다.

국정원 기능이 개편되면서 기존에 국정원이 맡았던 대공수사, 쉽게 말해서 간첩 수사도 경찰이 맡습니다.

여기에 경찰이 수사를 자체적으로 끝낼 수 있는 권한도 생기는데요.

지금까진 수사를 하다가 수사 대상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으려면 검사의 지휘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검찰과 경찰이 동등한 수사기관이 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게 된 겁니다.

질문 2-1: 권력기관은 부정부패 수사를 잘 해야 하는데요. 지금까지는 검찰이 다 맡아왔는데요.

당정청이 논의한 걸 보면 이제 3급 이상 공직자는 공수처, 4급은 검찰, 5급 이하는 경찰로 쪼개져요. 이게 수사가 제대로 될까요?

지금 나온 안대로라면 수사 과정에 혼란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요. 과거에는 검찰이 국가 사업에 관한 공무원 비리 사건을 수사할 때, 실무진을 먼저 조사하고 더 높은 공무원들이 연루됐는지 확인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요.

앞으로 이런 사건은 경찰이 우선 수사에 들어가게 되고 전체 사건 중에 4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 연루된 부분만 검찰이 넘겨 받습니다.

검찰 입장에선 사건의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할 수 없고, 경찰 입장에선 사건 전체를 수사하지 못한 채 일부를 검찰로 넘겨야 해서, 수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 2-2: 그런 우려가 있다면 검찰과 공수처도 업무가 겹칠 것 같은데요?

네. 이번에도 사례를 들어보면요.

몇 년 전, 검찰이 한 대기업 소유주의 횡령과 탈세 혐의를 수사한 적이 있는데요.

이 기업에서 전·현직 국세청 간부들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 간부들은 처벌을 받거나 국세청을 떠났는데요.

앞으로는 검찰이 수사를 하다가, 이런 고위 공직자의 뇌물 혐의가 포착되면 이 부분만 공수처로 넘겨야 하는지, 아니면 대기업 비리 사건 전체를 넘겨야 하는지. 아직은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질문 3: 경찰의 정치적 중립 문제도 제기됩니다. 경찰의 정보 수집 기능이 더 강해지다보니, 정권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거죠?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 기능이 없어지면서 이제 경찰이 국내정보 수집을 맡게 됐습니다.

현재 전국에 3천 명 가까운 정보경찰이 활동 중인데요.

문제는 정보 수집 대상이 어디까지냐는 겁니다.

과거엔 '동향 정보'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정치인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가 사찰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경찰은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만 수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말이 참 어려운데요. 그만큼 공공의 안녕이 어디까지를 말하는지, 그래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건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자칫 정보경찰들이 과거처럼 사찰 논란, 또 정치개입 논란에 휘말리는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거죠.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편이 되도록 지적 사안들도 살펴봐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정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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