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 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이 결국 스페인 땅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프랑코 독재 종식 이후 스페인의 민주화에 기여해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왔는데 평생의 공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임수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아오던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이 조국 스페인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스페인 왕실은 카를로스 1세가 아들인 현 국왕 펠리페 6세에게 스페인을 떠나 있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공개했습니다.
부왕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과거 어떤 사건과 관련한 국민적 반발을 감안해 심사숙고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는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전 국왕으로부터 1억 달러를 선물로 받아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해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이 2011년 스페인 컨소시엄이 따낸 67억 유로 규모의 사우디 내 고속철 건설 사업과 관련된 뒷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 6월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 개시를 명령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주민 : 아주 나빠요. 스페인을 떠나려면 훔친 돈을 다 내놓고 가야죠. 돈을 다 내놓아야 갈 수 있죠.]
아버지의 추문은 아들인 현 국왕에게까지 번졌습니다.
은닉 세탁된 부정한 돈이 장래 현 국왕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여론이 악화하자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유산 상속을 포기한다고 발표하고 부왕에 지급하는 연금도 취소시켰습니다.
[누리아 라도 / 스페인 바르셀로나 주민 : 유럽 왕가는 불가침 성역이에요. 뭔가 변해야 합니다.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잖아요.]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75년부터 39년간 국왕으로 재위하면서 프랑코 독재 종식 이후 스페인의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2만8천여 명에 이르는 코로나19 희생자로 가뜩이나 민심을 잃은 스페인 왕가가 전 국왕의 부패 스캔들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YTN 임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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