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물러갔지만, 그 상처가 큽니다.
나흘 사이 마이삭과 하이선, 두 번의 태풍이 휩쓸고 간 마을을 배유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집채만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해안가 마을을 덮칩니다.
바닷물이 건물 안으로 밀려들고 골목이 금세 물에 잠깁니다.
태풍이 지나고 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폐허가 됐습니다.
바다를 메워 만든 수변 공원은 뻘밭으로 변했습니다.
동네를 둘러봐도 어느 한 곳 성한 데가 없습니다.
[배유미 기자]
"이 집은 태풍에 벽이 다 무너졌습니다. 한 쪽이 이렇게 뻥 뚫렸는데요, 앞에 있던 창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지난주 태풍 '마이삭'으로 주택 20여 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컸던 경주 감포항,
나흘 만에 찾아온 태풍 하이선까지 연거푸 피해를 봤습니다.
임시 제방을 쌓고 모래 주머니로 벽을 세웠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화선 / 마을 주민]
"싱크대고 뭐고 하나도 없이 다 쓸려가 버렸어. 지난주에도 한 번 실어갔고, 이번에 또 한 번 실어가고 두 번 실어가버렸어."
대피했다 집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집안 곳곳 흙탕물을 씻어내면서도, 어떻게 복구를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최용운 / 피해 주민]
"물이 이만큼 찼었어요. 흙도 이만큼 차서. (흙도 들어왔어요.)"
연이은 태풍에 복구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기약이 없습니다.
[김권현 / 피해 주민]
"이게 복구가 되려면 최소 한 달 이상 소요가 되는 거예요. 한 번 피해입은 것도 참담하지만 똑같은 과정이니까. 아무 말이 안 나오지요."
정부는 태풍 피해가 큰 지역들에 추석 전까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두른다는 방침.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