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만 원을 빼앗아간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생활고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조사해 보니, 인터넷 방송 여성 진행자들에게 선물을 사주다, 수 천 만 원 빚더미에 올라 있었습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밖으로 나옵니다.
지난달 30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입니다.
쏟아지는 질문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현장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챙긴 금품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과 신용 카드가 전부였습니다.
당초 생활고 탓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남성이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방송에 빠져 돈을 탕진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여성 진행자들의 환심을 사려 하루에 2백만 원을 선물하는 등 큰 손 행세를 하다 5천만 원 넘는 빚을 지기도 했습니다.
월세도 내지 못해 집에서 나가야 하는 신세가 되자, 남성은 사흘 동안 자신의 차로 일대를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피해자를 살해한 뒤에도 시신을 옮기기 위해 범행 장소를 다시 찾는 대담함도 보였습니다.
[노정웅 /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
"피의자가 집을 나설 때 흉기를 가지고 나왔고 (시장을) 배회하면서 대상을 물색한 걸로 보아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했습니다."
가족들은 교통비를 아끼려 1시간 이상 걸을 정도로 착실했던 피해자가 억울하게 희생됐다며 엄벌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남성의 신상 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12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채널 A뉴스 강경모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한익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