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중 길을 잃고 연락마저 끊긴 청각 장애인들이 꼬박 하루만에 구조됐습니다.
휴대전화 신호도 안 잡히는 깊은 산이었지만, 17명 모두 무사했습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믄 밤 늦은 시간.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펜션 앞마당으로 들어옵니다.
얼마 뒤 119 구급차량과 25인승 버스도 도착합니다.
등산을 하다가 연락이 끊긴 청각 장애인들이 12시간 만에 처음으로 CCTV에 포착된 겁니다.
[김병용 / 인근 펜션 운영]
"크게 다치신 분은 없었고요. 저체온증 정도, 추위에 많이 떨고 계셔서 담요를 제공하고 모닥불을 피워 드렸습니다."
대구경북 지역 청각장애인 산악회원 17명이 산행에 나선 건 어제 오전 9시 20분쯤.
산 정상에 오른 뒤 오후 4시쯤 약속했던 장소에서 만나 돌아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4시간 가까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이들을 태우고 간 버스 기사가 119에 조난 신고를 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산악회원들에게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응답이 없자 인력 30여 명을 급파해 구조에 나섰습니다.
[소방 관계자]
"지형이 원래부터 위험한 곳이고 이분들이 농아인이라서 문자로 소통해야 하는데 전화기도 안 터져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강경모 기자]
"길을 잃은 일부 회원들은 산속을 헤매다 결국 예정된 하산로 반대쪽으로 난 이 길로 내려왔습니다.
먼저 발견된 건 자력으로 내려와 펜션에서 쉬고 있던 8명입니다.
조난 신고된 지 두 시간 만입니다.
나머지 9명은 꼬박 밤을 지새운 뒤 오늘 새벽 등산로에서 발견됐습니다.
회원 중 1명만 탈진 증세를 보였을 뿐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대구농아인협회 관계자]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소방대원들과 경찰, 그리고 도움을 준 주변의 모든분들 덕분에 17명이 무사히 돌아와 다행입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