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도 기업인들이 대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채택한 증인 21명 가운데 62%인 13명이 대기업 경영진으로 명단에는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차 부사장, 강동수 SK 부사장 등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들의 증인 채택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의 출연 실적이 저조한 데 따른 책임을 묻겠다"며 국민의힘 정운천, 정점식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자유무역협정, FTA로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을 돕자는 차원에서 지난 2017년 도입됐지만 기금 출연이 제대로 되지 않아 10년간 1조 원 조성이라는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정운천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농어촌이 죽어가니 상생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취지"라면서 "여론을 의식하면 일을 할 수 없으니 비판을 감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국감 증인으로 불러내 반강제적으로 기금 출연을 강요하는 것은 '준조세'나 다름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업인 무더기 호출,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죠.
국회 사무처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증인 신청을 최소화해달라고 권고했지만 국회 정무위원회는 16명,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8명, 환경노동위원회도 7명의 기업인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정책 국감을 하자"면서 "기업인 증인을 부르지 말자"고 했지만, 이번에도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해마다 국감이 되면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인을 부른 뒤, 정작 질문 한번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는데요.
올해 국감에서도 기업인들은 물론이고 펭수에 이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 방송 '가짜 사나이'로 유명한 이근 대위도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상황입니다.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인지, 의원들이 주목받기 위해서인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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