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가황의 작심 발언', 어제 콘서트에서 한 가수 나훈아 씨의 발언이 오늘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어요.
15년 만의 TV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는데요.
시청률 29%로 추석 연휴 첫날 밤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Q. 이번 콘서트는 재방송이나 다시보기도 없이 독특하게 진행되어서 저희도 화면을 준비는 못했는데, 무슨 말을 했나요?
여러 말이 화제가 됐는데요.
나훈아 씨는 공연 막바지에 "우리는 많이 지쳤다"며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 못 봤다. 바로 여러분이 나라를 지켰다"고 위로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또 KBS를 향해서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하시라, KBS가 거듭날 거다"라고 에둘러 쓴소리를 했습니다.
Q. 말 속에 뼈가 있는 것 같아요.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진 않았지만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한 속마음을 일부 밝힌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Q. 이번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2년 전 나훈아 씨의 또 다른 소신이 소환됐어요?
맞습니다. 2년 전 나훈아 씨는 북한이 원하는 평양공연 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온다고 했던 배우들이 어째 안 왔습니까. 나훈아라든가"라고 물었는데, 도 장관은 스케줄 때문에 오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때 김 위원장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Q. 독재국가인 북한은 이해를 못 하겠죠. 어제 콘서트가 화제가 되자, 정치인들도 한 마디씩 숟가락을 얹었죠?
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나훈아 씨의 깊고 묵직한 노래에서 큰 힘을 얻었다는 소감을 전했고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자괴감이 들었다며 예인에 비해 너무 부끄럽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배운 게 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한 말입니까?
네, 유시민 이사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내자 김 위원장을 향해 '계몽 군주'라고 해서 비판을 받았는데요.
어제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해명한 게 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출처:유튜브(딴지방송국)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어제)]
"계몽 군주 때문에 되게 시끄럽더라고요.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 봐요. 옛말에 식자우환. 나도 그걸 몰랐으면."
[김어준 / 진행자 (어제)]
"아는 게 너무 많다보니까."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어제)]
"배운 게 죄야. 계몽 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 봐요."
Q. 그러니까, 계몽 군주가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하는 의미가 아니었다는 건가요?
김 위원장이 긍정적인 길로 가도록 이른바 고무, 선동하기 위해 계몽군주라고 했다는 건데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영상출처:유튜브(딴지방송국)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어제)]
"계몽 군주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에요."
Q. 본인을 소크라테스에 비유한 건가요?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나훈아 씨가 소크라테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신곡 '테스형'이 생각나네요.
Q. '세상이 왜 이래'라는 가사가 들리는데, 유시민 이사장과 그 말을 해석하는 세상 사이에도 소통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