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30~19:00)
■ 방송일 :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김태현 변호사,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김경진 전 국회의원, 김관옥 계명대 교수
[김종석 앵커]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압박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이 분위기가 너무 길어지면서 일선 검사들의 반발도 조금씩 불거지고 있습니다. 추미애 장관은 오늘 제주도를 찾았는데요. 아까 마지막 기자의 질문, 이환우 검사의 발언,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안 했거든요. 검찰개혁이 근본적으로 실패했다는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의 말에 대해. 그런데 이도운 위원님, 두 사람이 동시 저격을 했다는 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조국 전 장관이 어떤 검사와 관련된 기사를 하나 링크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거론한 검사 기사 내용은, 어떤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으려고 피의자를 20일 동안 독방에 구금하고 가족 면회까지 막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바로 전날 추미애 장관을 비판했던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인 게 거의 사실처럼 됐죠. 그런데 거기에 추미애 장관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는 글을 단 건데요. 어떻게 보면 이 검사에 대해 인사를 통한 보복이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일단 조국 전 장관이 올린 내용을 보면, 만약 저런 비위가 있었다면 검찰 내에서 처벌을 받았겠죠. 아무 처벌이 없었다는 것은 혐의가 뚜렷한 것인지 뭔가 내용이 정확한 것인지 따져봐야겠죠. 그것과는 별개로 전직 법무부 장관이 평검사를 저격하고 현직 법무부 장관이 거기에 호응하면서 검사를 압박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 거기에 대해 검사들이 불편해할 소지가 크다고 봅니다.
[김종석]
“하다 하다 평검사 좌표 찍고 비난 하나”, 이게 검찰 내부의 의견일 수도 있고 일반 누리꾼의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태현 변호사님, 이 이야기는 일단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눠서 공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거예요? 억측입니까?
[김태현 변호사]
아닙니다. 조직이 건강하려면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에 쓴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환우 검사라는 사람이 추 장관의 행동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검찰 내부망에 개진했어요. 그 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말에 대해 찬성하는 검사도 있고 반대하는 검사도 있습니다. 여러 의견이 있으면 그걸 다독여서 끌고 가는 게 장관의 일일 텐데요. 다만 전직 장관과 현직 장관이 마치 그 검사가 잘못한 사람이고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도 있거든요. 이런 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것이다.
[김종석]
김관옥 교수님, 조국 전 장관이 추미애 장관보다 30분 앞서서 SNS에 글을 쓸 때, 추미애 장관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누구, 하면서 SNS가 시작된 건데요. 이름이야 다 알려졌으니 이름 석 자를 거론할 수 있었더라도 본인이 주장했던 인권보호와 실명 거론이 맞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관옥 계명대 교수]
인권보호 차원까지는 안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미 기사로 나와 있는 것을 재인용하는 부분이니까요. 서로 없는 부분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환우 검사의 문제는 추미애 장관을 비판했다는 것이 아니고, 검찰개혁의 본질이 권력에 예속되지 않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다. 저는 거기에 동의합니다. 검찰의 독립성이 중요하죠. 그런데 문제는 통제받지 않는 검찰, 이건 굉장히 강력한 권력이거든요. 견제 받지 않는,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만들어지고 유지된다면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종석]
그러니까 김관옥 교수님의 비판 포인트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협공보다는 이환우 검사가 쓴 글 자체의 내용이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김경진]
제가 교수님과 논쟁할 생각은 아닌데요.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검사라고 하는 게 밖에서 보기에는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고 구속을 한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권력처럼 보이지만, 정권 자체와 검사를 비교해보면 반딧불과 태양의 차이입니다. 검사라고 하는 게 견제 받지 않는,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권력을 가지고 있는, 행정권,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 앞에서는 검사가 반딧불만큼의 권력도 안 가지고 있는 겁니다.
[김관옥]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민주주의의 핵심은 책임 정치입니다. 선출된 권력만이 사실상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검찰이 선출됐습니까? 임명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대통령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그 모든 것을 통할해서 국민에게 책임지는 과정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국감장에서 봤던 검찰총장의 행태는 본인 스스로가 권력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견제 받지 않는, 통제받지 않는 검찰이라는 것은 또 다른 권력이다. 국민이 주지 않은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훼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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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호현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