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유림 400년 만의 화해…다시 모인 퇴계와 제자들
[뉴스리뷰]
[앵커]
올해는 퇴계 이황 선생 사후 450년째가 되는 해인데요.
조선시대 지방 유림들이 경북 안동에서 이황 선생을 기리기 위해 처음 세웠던 호계서원이 복원됐습니다.
이로써 400년간 지속된 지역 유림들의 갈등도 끝나게 됐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의관을 단정히 차려입은 유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구한말 서원 훼철령과 댐 건설로 인한 수몰 위기를 겪은 호계서원이 다시 서는 날입니다.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에 이어 제자인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대산 이상정 선생 등 스승과 제자들의 위패가 400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영남유림을 계도하고 주도해왔던 이 서원이 그동안 흥선대원군 때 훼철돼서 참담했는데 복설이 됐고…"
"병호시비의 갈등도 있었는데 이번 계기로 영남유림이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계서원은 400여 년 전 퇴계 선생 사후, 제자와 지방 유림들이 스승을 기리기 위해 처음 여강서원이란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수제자인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의 위패를 함께 모셨는데, 윗자리에 누구의 위패를 모시느냐를 두고 400년 동안이나 갈등을 벌였습니다.
결국 퇴계 선생의 위패는 도산서원으로 옮겨갔고, 서애는 병산서원, 학봉은 호계서원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계속된 갈등 끝에 흥선대원군 명으로 서원이 헐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안동댐 건설로 한차례 자리를 옮겼지만 옮긴 곳에 다시 댐이 들어서면서 습기 등으로 건물 훼손 우려가 컸습니다.
지역 유림의 서원 이전 복원 요청에 경북도는 지난 2013년부터 이전사업을 추진해 지난해 말 준공했습니다.
"(호계서원은) 세계로 뻗어가는 문화유산을 보여 줄 것이고, (귀중한) 관광자원이 될 걸로 생각합니다."
경북도는 400년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영남유림 대통합이란 역사적 의미를 가진 호계서원을 우리나라 대표 정신문화 유산으로 보전한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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