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마지막 3개월' 예병태…'1조원 베팅' 김동관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1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태양광과 그린수소에 1조 원대 투자계획을 내놓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차, 예병태 사장 등 전 임원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11년만으로 법정관리 신청에 나선 건데,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도 함께 접수해 3개월간 시간 벌기에도 나섰습니다.
어떻게든 3개월 안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보겠으니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죠.
쌍용차는 위기 신호가 계속 울렸습니다.
앞서 산업은행이 900억 원의 만기 시한을 연장해줬는데, 최근에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 원을 갚지 못한 겁니다.
최근 제2의 티볼리를 꿈꾸며 쌍용차의 대형 SUV 뉴 올 렉스턴이 선전하고 있었는데, 힘을 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쌍용차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이 2,200억 원이 넘고,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4번째 대주주를 찾는 작업까지 해야 하는데, 예 사장 붙잡아 놓은 3개월의 시간이 만만치 않게 느껴집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태양광과 그린수소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조2천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크게 열리는 만큼 이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이죠.
태양광 제품 개발과 생산, 소재 연구에 1조 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수소 분야에 2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번 유상증자 대금을 포함해 5년 동안 2조8천억 원도 투입합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21조, 영업이익 2조3천억 원을 달성해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새로운 목표도 공개했습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고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300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또다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구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 6명이 기소됐는데, 2015년 경영승계 과정에서 그룹의 주가를 저평가하는 방식으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1,330억 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주당 평가액이 1만481원이었지만 세금 납부를 피할 목적으로 이들이 주당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해 매매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LIG 측은 주식 양도 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바 없다며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구 회장은 2천억 원대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2012년 10월부터 4년간 복역하기도 했습니다.
경영 위기를 겪으며 그룹 규모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쯤 내다봤던 구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4개월 만에 이른바 가족 경영체제를 확립했습니다.
이미 대표이사 자리에 있는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에 이어 임주현, 임종훈 남매가 사장으로 선임된 겁니다.
송 회장은 지난 8월 남편이 별세한 이후 8일 만에 회장직에 올랐고, 한 달 만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요.
취임 후 송 회장의 역할이 뭘까 궁금했는데, 삼남매가 똑같이 경영일선에 나설 수 있도록 다리가 됐습니다.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임주현 사장은 글로벌 전략과 인적자원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임종훈 사장은 경영기획과 최고투자책임자 겸 한미헬스케어 대표를 맡는다고 합니다.
포스트 임성기 시대를 주도할 2세 오너 경영의 밑그림이 그려진 건데, 이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아직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승계가 남아 있는 만큼 송 회장 체제에서 지분이 누구에게 집중적으로 갈 것인지 즉 후계 구도 결정을 위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올해 어려운 가운데 기업들이 연말 이웃돕기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나도 어렵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올해도 이런 마음으로 이겨낸 것처럼 내년도 서로 돌아보는 마음으로 우리 경제가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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