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우리 주위를 유심히 관찰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됐습니다.

알고 보면 서울의 건축물을 크게 바꿔놓은 건 바로 88서울올림픽이었습니다.

혹시 우리 집에도 올림픽의 흔적이 있을지 모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8서울올림픽 전후로 서울의 표면은 급변합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 경제 도약의 힘찬 염원이 담긴 마천루가 완공됩니다.

강남은 물론 강북까지 성화봉송 길과 마라톤 코스를 따라 매끈한 고층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최용준 / '올림픽 이펙트'展 참여 작가 ·올림픽 건축 촬영 : 당시의 선진화된 도시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건축가와 도시 계획자들의 야망이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올림픽 열기에 동조한 건 아닙니다.

1980년대 중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구본창 작가는 올림픽이라는 국가 프로젝트가 가리거나 누르고 있는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인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 올림픽, 우리 시각 문화에 많은 변화를 남겼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낯설지 않게 됐고,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투자가 곧 혁신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백남준의 다다익선도 알고 보면 올림픽이 남긴 겁니다.

[이현주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저희는 주변 일상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자유롭게 오갔던 도심 곳곳의 장소들을 새롭게 조망하는 시선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전시에 맞춰 올림픽 이후 태어난 도시 기록가들이 우리 주위 올림픽 유산을 찾아내 공유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고에서부터 간판에 이르기까지 많은 흔적이 우리 주위에 녹아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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