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국민 통합을 이유로 꺼내 든 건데요.
두 전직 대통령이 몸을 담았던 국민의힘은 공식 언급을 꺼리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년 메시지에서 무엇보다 '국민 통합'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새해 화두로 꺼내 들었습니다.
분열된 여론을 통합할 열쇠라며, 적절한 때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민과 함께 전진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합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깜짝 제안'은 가깝게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멀게는 내년 대선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 지지세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여론전에서의 승부수를 던지는 동시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확장성도 노렸다는 겁니다.
국면마다 사면론이 튀어나오곤 했던 국민의힘은 이번엔 신중한 모습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사과하며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한 게 불과 보름 전인 데다,
두 전 대통령 사면이 핵심 지지층 결집을 돕는 약이 될지, 중도층 이탈의 독이 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당 차원에서의 공식 입장이 없던 이유입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까지 전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지난번에 만나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다른 야당에서는 비판이 잇달았습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범죄 사실조차 사면하자는 거냐며 입장 철회를 촉구한 데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전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일을 그저 선거용으로 꺼내 든 게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당장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는 겁니다.
이낙연 대표가 기존의 '엄중 기조'를 벗어나 꺼내 든 카드가 외연 확장을 위한 묘수가 될지, 집토끼를 잃을 좌충수가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YTN 송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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