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혹독한 추위에 또 무슨 사정이었을까요.
네 살 여자 어린이가 내복 하나만 입고 동네를 헤맸습니다.
외면하지 않은 시민 한 명의 관심이 한 아이를 구했습니다.
경찰은 아이 엄마를 찾아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정인이 사건이 있어선지 꽤 적극적이었다는데, 이 부분도 잠시 후 짚어봅니다.
먼저 이민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제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한 아이가 여성과 함께 들어옵니다.
입고 있던 겉옷을 벗자, 내복만 입고 있습니다.
이후 경찰관까지 출동해 아이의 몸 상태를 살핍니다.
4살짜리 여자 아이가 울고 있었던 곳은 편의점 근처 도로로, 마침 이곳을 지나던 여성에게 발견됐습니다.
[함정민 / 신고자]
"도와주세요,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따라가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계속 엄마 관련된 얘기를 막 쏟아내면서 울고 있었어요.
아이가 발견됐을 당시 강북구의 기온은 영하 11.9도,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영하 19도를 밑돌았습니다.
신고자인 함 씨는 급하게 남편의 외투를 아이에게 입히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왔던 겁니다.
경찰은 아이의 팔찌에 있는 전화번호를 통해 아이 엄마의 신상을 파악했고, 엄마는 경찰 전화를 받고 5분 뒤 아이를 찾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아이 엄마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발견 당시 아이의 내복이 대소변으로 얼룩져 있는 등 장시간 방치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함정민 / 신고자]
"(아이가) 엉덩이가 젖었구나 했는데 내려놓고 보니까 대소변으로 젖어 있는 게 육안으로 보여서…."
경찰은 엄마가 출근한 사이 아이가 9시간 가까이 혼자 집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아이를 엄마와 분리해 서울에 있는 모처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어제 1차 조사에서 엄마가 아이를 방치한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는 전문 상담사와 별도로 조사를 할 예정이며, 아동보호기관 등 전문기관과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