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도로 막고 지하철역 폐쇄…워싱턴DC 유령도시 방불
해외에서 워싱턴 DC로 파견된 특파원들이 근무하는 내셔널 프레스 빌딩 앞 도로입니다. 백악관까지는 거리가 1km가 안 될 정도로 아주 가까운데요. 보시다시피 주변 차도가 모두 이렇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인근을 지나는 지하철역도 주말부터 전면 폐쇄됩니다.
취임식을 앞두고 사람들의 진입 자체를 막는 것입니다. 워싱턴 DC의 상징과도 같은 기념탑은 이미 폐쇄됐고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수만명이 몰려 축제를 즐겼던 내셔널 몰도 전면 폐쇄가 예고됐습니다.
취임식 준비의 초점이 폭력 사태 차단에 맞춰지면서 과거 취임식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철저한 통제는 취임식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예정입니다.
"편의점에 다녀오는데 마치 유령도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니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난 후의 영화장면 같은 느낌입니다. 정말 이런 일이 여기에서 일어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주변은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무장한 주방위군이 의사당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취임식 특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당초 이번 주까지 예정됐던 실내식사 금지 조치가 취임식 이후로까지 연장되면서 워싱턴 DC 내 식당들은 대거 문을 닫았습니다.
취임식을 앞두고는 가격을 올려도 일찌감치 예약이 다 차던 백악관 주변 호텔들도 손쉽게 예약이 가능합니다.
4년 전과는 너무도 다른 취임식 풍경에 미국인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이렇게 해야만 하는게 안타깝지만 이게 현재 미국 정치 본질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분열은)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어떻게 다시 통합할 수 있을지 좋은 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미국은 충격적일 정도로 극심한 분열상이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데요. 심화하는 분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새로 들어설 정권이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취재: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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