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재산, 상속세만 10조원이 넘을 거란 예측이 나오죠.
삼성가 유족들은 다음 달까지 이 돈을 다 내야 합니다.
이걸 꼭 다 현금으로 내야 할까요.
이 회장이 남긴 미술품, 베일을 벗기고 보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세계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대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유족이 이 작품들, 팔아서 세금을 내야 한다면 이 아까운 미술품들, 다시는 한국 땅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현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대 3조 원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
청화백자 매죽문 항아리 등 국보급 미술품이 들어 있습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방 안에 있는 인물', 마크 로스코의 '무제' 등 서양 미술품도 있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지난해 12월 일부 보유 미술품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 감정 의뢰했습니다.
일부 미술품을 팔아 상속세를 충당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유족들이 결정할 일"이라며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술계는 "이건희 회장 명의의 재산 총액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로 보고 있습니다.
이달초 미술계는 '미술품 물납제'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세금을 현금 대신 미술품으로 낼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개인 수장고에서 빛을 보지 못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공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란 주장입니다.
프랑스 국립피카소박물관이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준모 /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국공립) 미술관, 박물관들의 소장품을 살 찌워서 충분히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국회에선 작년 11월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정부는 최근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도입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천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