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치가 떨려서 잠이 안 와요. 밤에 수십 번을 깨.”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지금 사태를 보면 극노하셨을 거야.”
한국주택토지공사(LH)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주민들은 화가 나 있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과림동에서만 살았다는 김모(65)씨는 “이 땅들은 부모님께 물려받았고 앞으로 자식들에게도 물려주려고 했던 땅”이라며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의 땅과 건물은 신도시 개발 발표로 수용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자신의 뜻과 달리 고향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일 오전 기자가 김씨를 만난 과림동의 한 밭에는 묘목이 촘촘히 심어져 있었다. LH 직원들이 땅 투기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땅이었다. 김씨는 “나무를 이렇게 좁은 간격으로 심는 사람이 어디 있나. 농사짓는 사람이면 절대로 이렇게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LH에서 했다는 게 더 황당하고 화나는 거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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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들만 바보 됐다”
지난 11일 정부합동조사단은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1만4000여명을 조사해 LH 직원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광명·시흥 지구의 땅을 산 사람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과림동의 경우 1개 필지에 직원 4명을 포함한 22명이 공동 매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대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이왕재(71)씨는 “원주민들만 바보가 됐다”고 했다. 이씨는 "우리 농민도 이걸 알았으면 농지를 구입해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전영복(66) 광명·시흥지구과림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가장 공정해...
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4010928?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