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 수천만 원 명품 가방!"
어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 재판 소식을 전한 일부 언론 기사 제목입니다.
최 씨는 347억 원의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죠.
보시는 것처럼 최 씨는 어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보라색 상의에 분홍색 스카프를 걸치고 검은색 가방을 손에 꼭 쥔 채 아무 말 없이 법정에 들어갔다 나왔는데요.
그런데 언론은 정작 재판의 내용보다는 최 씨가 들고 있던 가방에 더 주목했습니다.
이 가방이 프랑스 유명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수천만 원짜리 제품으로, 웬만한 중형차보다 비싸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무슨 돈으로 호화 생활을 하는 것이냐"는 반응과 함께 가방의 진위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무슨 가방을 들고 있는지가 공익적인 가치나 알 권리와 무슨 상관이냐"는 지적도 제기되기는 했지만 여론의 주목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건의 실체보다는 대중의 호기심만을 자극하는 언론의 행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지난 2016년 최서원, 개명 전 최순실 씨가 국정 농단 사태로 검찰에 출석했을 때는 최 씨의 명품 신발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반성 패션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런 보도 행태는 내심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에 이용되면서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기도 하는데요.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가방과 시계가, 2012년 대선 과정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TV 광고 속 의자와 안경이 명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언론의 이런 보도, 가짜뉴스 역풍을 맞기도 하는데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거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200만 원대 안경을 썼다는 보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소를 당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국내 언론들이 사실상 포털에 종속돼 이른바 '클릭 장사'에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언론 윤리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안귀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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