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소감을 엉망진창으로 해서 창피했다”며 수상 후 한국 기자들 앞에 편하게 앉은 윤여정 씨,
“내가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입담은 좋다”며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취재진을 들었다놨다 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한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을 받은 기쁨만큼 살짝 상기된 모습으로 등장한 윤여정 씨.
오스카 수상이 '최고의 순간이냐'는 질문에 솔직한 마음 그대로를 표현합니다.
[윤여정 / 배우]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 나는 최고 그런 말이 참 싫어요. 그냥 최중(최고의 중간)만 되면서 살면 되잖아. 우리 다 동등하게 살면 안 돼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거침없는 연기로 늘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윤 씨.
[바람난 가족(2003)]
"나 만나는 남자 있다. (네?) 있고, 결혼할지도 몰라. (누구, 엄마가?) 얘. 인생 솔직하게 살아야 하는 거더라."
그러나 거창한 연기철학 대신 절실함과 연습뿐이었다고 말합니다.
[윤여정 / 배우]
"연기 철학은 제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거예요. 정말 먹고 살려고 했기 때문에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돈이면 다 되는 재벌가 딸부터 성매매 여성 역할까지 평범함을 거부했습니다.
[죽여주는 여자(2016)]
"한 병 딸까요? 잘해드릴게."
윤 씨의 매력은 상대의 장점을 쿨 하게 인정한다는 겁니다.
[윤여정 / 배우]
"(현장을) 다 컨트롤하는 게 그래서 내가 43살 먹은 애(정이삭 감독)한테 내가 존경한다고 그랬어요. (전) 75살이에요. 그래도 철이 안 나요."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부담이었다며 넋두리도 하지만,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윤여정 / 배우]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 제가 운동선수가 된 기분이었어요."
이런 윤 씨 매력에 빠졌다며 '윤며들다'란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
'권위'를 내려놓고 '솔직함'으로 다가선 윤 씨에게 전 세계인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