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십시오" 41년 만에 오월 영령에 무릎 꿇은 계엄군
[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 지휘관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41년 만의 참회였는데요.
공수부대 지휘관이 공개적으로 5·18 묘지를 참배한 건 처음입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70대 남성이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립니다.
"용서하십시오. 여러분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신순용 전 소령입니다.
당시 3공수특전여단 11대대 소속 지역대장으로, 옛 광주교도소에 투입됐습니다.
신씨는 교도소에서 부대원과 함께 시위대 차량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고교생 등 3명이 신씨와 부대원들의 총에 피를 흘리며 숨졌습니다.
신 전 소령은 지난 41년을 후회와 죄책감 속에 살았습니다.
"트라우마이자 마음속에 절실하게 남아 있습니다. 다른 병사나 지휘관도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런 후회가 많고 죄책감도 많이 있습니다."
신씨는 희생자들의 묘를 찾아 무릎을 꿇고 재차 사죄했습니다.
5월 가족들은 신씨를 용서했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4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그동안의 트라우마를 선생님도 잊어버리시고…"
신씨는 신군부 등 책임자들의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자기 집권을 위해서 광주 시민의 많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거에 대해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계엄군의 용기 있는 참회가 전두환 씨와 다른 가해자들의 사죄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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