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토바이 사고가 급증하면서 승용차처럼 오토바이 앞에도 번호판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단속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취지지만, 오히려 오토바이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어떤 말이 맞는 건지 팩트와이, 김승환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음식이든 뭐든 배달하는 건 일상이 됐습니다.

스마트폰 배달 앱이 흥행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도 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만큼 오토바이 사고가 늘었다는 겁니다.

▲ '앞 번호판' 사고 예방한다？

오토바이는 차체 구조상 번호판을 앞에 달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익명 운전' 효과를 낸다고 말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 지금까지 오토바이는 익명성이라는 생각을 갖고 운행을 하다 보니까…. (앞 번호판 도입 하면) 자기 이름 판을 크게 붙이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분명히 자제 효과와 단속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오토바이 앞 번호판이 노리는 건, 안전 운전을 유도하는 심리적인 효과인 셈입니다.

▲ 단속률 높아진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회의적인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 단속 카메라로는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차량 사이 지그재그로 쏜살같이 달리면 카메라에 제대로 찍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앞 번호판이 의무인데, 다양한 단속 장비를 동원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있습니다.

외국 사례를 보면, 오토바이를 레저용으로 인식하는 미국과 유럽에는 앞 번호판이 없고, 일상의 일부인 아시아에는 의무화한 국가가 많습니다.

▶ 오히려 위험하다？

승용차처럼 직사각형 모양의 번호판을 앞에 붙이면, 오히려 충돌 시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수범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오토바이는 따로 떨어져서 돌출형으로 번호판이 돼 있으니까 보행자와 충돌 시에 그게 흉기가 될 가능성이 있죠.]

지난 2006년과 2013년에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시행되지 못한 건, 이런 안전상의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박정훈 / 라이더 유니언 위원장 : (교통 위반) 단속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단속을 하되 전면 번호판은 위험하다는 거고요. 저희도 지금 안전 캠페인을 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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