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의 완승으로 끝난 상황, 정치부 전혜정 기자와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1. 전 기자, 오늘 하루 민주당 상황을 키워드로 요약해봤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세 가지로 꼽아봤는데요.
이해찬, 만장일치, 급선회로 정리해봤습니다.
1-2. 천천히 살펴보죠. 이해찬, 현재 민주당 고문인데, 키워드로 꼽힐 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오늘 결정에 앞서 당 고문들에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고문 중에서도 이 분의 발언을 가장 강조해서, 길게 전달했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
"가장 중심적인 분이 이 당헌당규를 통과시킨 이해찬 전 대표님이셨는데, 이해찬 대표 말씀은 이런일이 발생할 줄 알고 미리 특별당규를 만든 것이다, 1년 전에…"
1-3. 이해찬이라는 키워드가 여기서 나오는군요. 가장 중심적인 분이라고 했네요?
네. 송영길 대표가 평소 백브리핑을 길게 하는 편이 아닌데요.
작심한 듯 상임고문 6명의 입장을 모두 설명했고, 그 중에서도 이해찬 전 대표의 입장을 아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9월초까지 후보를 뽑는다는 경선 일정을 당헌당규에 못 박은 게 이해찬 대표 시절인데요.
당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아 민주당 지지율 1위였습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별로 존재감이 없었던 시기인데요.
이 때 이낙연 전 대표나 이 지사 모두 일정을 못 박는데 반대하지 않았던 만큼 이제와서 다른 얘기하지 말라는 취지인 겁니다.
송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경선 연기를 주장한 쪽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1.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났다고 소개했는데, 그것도 상징적이에요. 이낙연계를 포함해 최고위원 3명이 원래 반대했었잖아요.
네, 강병원, 김영배, 전혜숙 최고위원이 경선 연기를 주장했었죠.
그런데 최고위가 끝난 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만장일치로 경선을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최고위 분위기는 만장일치 같지 않았습니다.
[김영배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만장일치라 나왔는데) 상임위 가야 해서 죄송합니다."
[강병원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만장일치라는 부분 받아들여도 되나요?)
뒤에 조심하세요~"/
2-2. 만장일치라고 했는데, 방금 본 영상 속 최고위원들은 화가 난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비공개 회의에서는 고성도 오갔는데, 밖에서 대기하는 취재진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 공개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떠나면서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끝까지 반대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만장일치가 맞는거냐, 다시 물으니 고용진 수석대변인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고용진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그런 일부 제안이 있었지만 제가 용어는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결정했다. 만장일치라는게 의견이 다 같다는 건 아니잖아요?"
만장일치라고 했다가 최고위원회 의결로 결정했다로 표현을 뒤늦게 정정한 셈입니다.
3. 이낙연, 정세균계는 어제까지 후보 등록을 안 할 수 있다, 지도부 탄핵할 수 있다 으름장을 놨는데, 왜 '급선회'를 한 건가요?
당 지도부의 '경선 연기 불가' 결정 이후 경선연기파들이 반발하며 대책회의도 했지만 결국 지도부 결정을 따른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처음에는 "독단적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가,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는데요.
비이재명계 후보 관계자는 "당무위원회 표결까지 가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 출구가 없다"고 승복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당이 쪼개지는 분열의 원인 제공자가 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4. 오늘 결정의 영향이 궁금한데, 이 지사가 주도권을 잡았다 그 정도 수준인가요? 아니면 경선에서 확실히 유리한 고지에 오른 건가요?
후보 확정까지 두달도 안남았으니 현재 1위 주자가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겠죠.
다만 경선 과정에서 변수가 많습니다.
나머지 여덟 후보들의 합종연횡, 그러니까 단일화 변수도 있고요, 경선 과정에서 1위 주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전, 그리고 과반득표가 없을 경우 이어질 결선투표도 변수가 될 수 있겠죠.
그냥 물러서진 않겠죠. 정치부 전혜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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