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볼게요. 김부겸 국무총리 주변으로 돈이 날아다니네요. 무슨 가격입니까?
자부심의 가격입니다.
어제 김부겸 총리가 국회에서 소득 상위 20%의 국민에게는 재난지원금 대신 자부심을 드리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결국 오늘 사과했습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어제)
이 재난기에도 전혀 소득이 줄지 않았던 그런 고소득자들한테는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음으로써) 사회적 기여를 한다라는 그런 자부심을 돌려드릴 수도 있고….
[배준영 / 국민의힘 의원]
25만 원 대신 자부심을 드린다 이런 말씀하신 적 있으시죠. 유감 표명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김부겸 / 국무총리]
제가 표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Q. 지원금을 다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요. 자부심은 스스로 느껴야죠. 당장 내 자부심 가격이 25만 원 이냐 이런 말이 나오던데요.
심지어 중고거래 앱에도 자부심이 등장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화면인데요. '미개봉 상품 제 자부심 팝니다' 가격은 5천 원 깎아서 245,000원입니다.
Q. 상품 사진에 김부겸 총리 기사 사진을 올렸군요.
이 밖에도 SNS를 중심으로 상위 20%, 사회적 기여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지, 단순히 부자임을 인증하는 가상의 애플리케이션 이미지까지 공유됐습니다.
Q. 위로하려고 했다가 혹을 붙였군요.
재난지원금을 받는 사람, 안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불편하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안 줘도 좋으니 세금이나 더 걷지 마라, 재난지원금 받는 80%에게는 자부심이 아닌 자괴감을 주는 거냐 등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Q. 지난해 첫 재난지원금 지급 때도 논란이 있었죠.
그땐 전국민이 대상이었는데요, 고소득층에 기부를 독려했다가 '줬다 뺐냐'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Q. 두 번째 주제 보여주시죠. "또 나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난처한 표정을 하고 있네요.
방금 김부겸 총리 소식 보셨듯이, 김 총리는 그동안 재난지원금을 80%만 주자는 홍남기 부총리 의견에 힘을 보태왔는데요.
오늘 김 총리가 한 발 물러서면서 홍 부총리는 나홀로 전 국민에게 다 주자는 민주당과 맞서게 됐습니다.
[김경협 / 더불어민주당 의원(그제)]
(8, 9월) 시기에 맞춰서 이번 추경도 준비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거죠?
[김경협 / 더불어민주당 의원(그제)]
고개만 끄덕끄덕 하시네. 이제 대답하기도 귀찮으시구나?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그제)]
전 국민에게 주는 나라를 제가 다 찾아봤는데요.
[김부겸 / 국무총리]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 오면 저희로서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겠죠."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그제)]
제가 다 찾아봤는데요. 한국만 줍니다!
Q. 홍남기 총리 외로워졌군요. 민주당이 더 압박하겠는데요.
맞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100%지급을 당론으로 결정했고, 홍 부총리의 해임 건의가 거론되는가 하면, "억지 그만 부려라" "더는 늦출수 없다"며 대선주자들까지 나섰습니다.
Q. 그런데 그동안 홍 부총리 한 번도 제 의견을 관철시킨 적이 없어서 홍두사미, 홍백기 이런 별명도 있잖아요.
그래서 야당은 이런 의심도 했었죠.
[추경호 /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1월)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쇼하는 것 아니냐. 국민들 우롱하는 거다, 장관자리 놓고."
[홍남기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해 11월)
"저에 대한 너무 지나친 모욕이십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게 아닌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Q. 우리나라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 타이틀에 걸맞은 책임감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그래픽: 박소연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