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답게 정말 더운 날이었죠.
서울 한낮 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거리두기 강화로 오갈 곳이 없어지며, 이렇게 더운날 보도블럭에서 무료 급식을 드시는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폭염이 누구보다 힘든 사람들을 장하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층 건물 옥탑방에 사는 최옥현 할아버지.
아침부터 달궈져 찜통 같은 방을 서둘러 빠져나옵니다.
[최옥현 / 서울 영등포구]
"방도 좁고 창문이 적어요. 그리고 더워. 저는 절대 일찍 (집에) 안 들어옵니다."
목적지는 서울 종로의 무료급식소.
배식을 기다리는 다른 노인들도 갈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송철기 / 서울 동대문구]
"복지관 경로당 다 문 닫았지, 아예 문 닫았어. 갈 데가 없으니까…"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경로당과 복지관의 입장 정원과 운영 시간이 대폭 줄어든 상황.
노인들이 머물 곳도 그만큼 크게 줄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가지덮밥과 오이냉국.
바닥 열기가 그대로 올라오는 보도블럭에 올려 놓고 빠르게 식사를 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실내 배식이 어려워져 길거리에서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지하철역.
지하철을 몇 시간씩 타고 여기저기 떠돌거나 냉방이 되는 지하철역에서 막차 시간까지 더위를 피합니다.
[최옥현 / 서울 영등포구](PIP)
"더울 때는 서울역 같은데 조용하게 TV 보고. 낮에는 (집에) 안 있어요."
종교단체가 나눠주는 간식을 받으려고 내린 서울역.
햇볕을 피할 곳은 고가도로 아래에 생긴 좁은 그늘 뿐입니다.
[최옥현 / 서울 영등포구]
"모이지 못하게 하니까 뙤약볕에서 받는 거예요. 매일 나와요, 이렇게 더운데. 빵 하나라도 얻어먹으려고."
강화된 거리두기에 폭염까지 덮치면서 노인들은 힘겹게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최혁철
영상편집: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