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수소 전도사' 정의선…'절반의 성과' 배재훈
[앵커]
기업 CEO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국내 10여 개 기업이 참여한 한국판 수소위원회의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노조의 파업 위기 속에 막판 타협을 이끌어 내며 물류대란을 막은 배재훈 HMM 사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수소, 대기업 총수 가운데 수소 전도사라고 하면 바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죠.
국내 10여 개 대기업이 참여한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수소기업협의체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수소기술협력을 위해 뭉친 겁니다.
정 회장은 "수소가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구해줄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수소사회로 가는 마지막 열차일 수 있다, 아까운 시간이 흘러간다"며 절박감도 드러냈죠.
수소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아직 수소기술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그래서 각 기업들이 기술협력에 나서 수소사회를 앞당기자는 취지입니다.
정 회장은 2040년 수소사회가 되도록 현대차가 가진 수소기술을 공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는데, 수소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노조와 임단협 막판 타결을 성사시키며 물류대란 우려를 씻어냈죠.
배재훈 HMM 사장입니다.
오래도록 임금이 동결되면서 노조가 2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7.9%로 막아냈습니다.
국내 경제가 마비될 것을 우려한 노조 측이 TF를 만들어 3년간 임금조정 방안을 논의하자는 안을 받아들인 결과죠.
배 사장 입장에서는 HMM의 흑자전환에 이어 파업까지 막아낸 공로를 인정합니다.
내년 3월까지인 임기가 연장되는 것일까요.
하지만 최근 1년 반 동안 100명이 넘는 직원이 그만뒀습니다.
임금도 낮은데, 선원들까지 빠져나가니 근무 강도가 다른 글로벌 선사보다 더 셌던 탓이죠.
이번 임단협에서 산업은행 눈치만 보면서 배 사장의 역할이 없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배 사장도 고민인 부분일 텐데, 이제는 더 늦기 전에 해운강국 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해야겠죠.
우주를 꿈꾸는 또 한 사람의 경영인이 있네요.
한컴그룹 오너 2세인 김연수 대표입니다.
계획대로 된다면 국내에서 제일 먼저 민간 위성을 쏘아 올릴 수도 있겠는데요.
부친 지분을 인수한 뒤 지난달 각자 대표에 선임되면서 2세 경영을 본격화했죠.
현재 미래전략총괄을 맡고 있는데요.
내년 상반기부터 내후년까지 초소형 저궤도 광학위성 5개를 쏘아 올려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지역의 영상 촬영과 분석 시스템을 갖춘 뒤 자체 개발한 드론과 연계해 교육과 국방, 농업에 활용하고, 동남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로 한 건데요.
김 대표는 인공지능과 로봇, 드론 등 4차 산업분야로 투자를 늘리고 있고, 블록체인 기반의 금, 부동산 현물자산을 거래하는 사업모델도 공개했죠.
투자영역 확대의 속도가 대단히 빠른데, 과연 김 대표가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도시양봉을 통해 꿀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입니다.
구 회장은 개체 수가 줄고 있는 꿀벌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성북동 자택 뒤뜰에 벌통을 설치하고 도시 양봉을 시작했다죠.
꿀벌들이 1년 사이 4만 마리에서 15만 마리로 늘었다고 하네요.
1년간 생산된 꿀은 10ℓ로, 지인들에게 꿀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라며 나눠주고 있습니다.
벌통을 직접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고 벌꿀 채취와 포장도 직접하는 모습을 보니 전문가네요.
구 회장은 평소 환경운동에도 열심이라고 합니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 사무용품도 플라스틱 제품은 지양하라고 지시했다죠.
LS의 '사촌경영' 전통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쯤 LS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데요.
구 회장의 꿀벌 살리기와 환경보호 실천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 모델로 하고 있는 LS그룹에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앞으로 10년간 산업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겁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속속 ESG 정책을 내놓는 것도 이런 영향이죠.
최근 수소사회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기업들이 협력모델을 만들었는데,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더 많아지겠죠.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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