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여기서 2015년 2월 6일로 가보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죠.
유 투, 라는 인물은. 왜 하필 이날 꼭 황무성 사장을. 압박한 걸까요.
저희가 확보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반드시 이날 사표를 내야 한단 취지의 발언, 최소 세 차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했고. 또 하나 바로 이 날, 결국 이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가 설립됩니다.
계속해서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2월 6일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던 유모 씨가 황무성 전 사장 집무실을 찾은 건 총 3차례.
채널A가 입수한 녹취파일은, 이 가운데 첫번째인 오후 3시 10분 면담이었습니다.
황 전 사장은 나중에 사직서를 내겠다고 하지만, 유 씨는 오늘 아니면 '박살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사직서를 재촉합니다.
[황무성 /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알았어, 그래 알았어. 내주에 내가 해줄게"
[유모 씨 /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아닙니다.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 아주 꼴이 꼴이 아닙니다."
[황무성 / 전 사장]
"뭔 꼴이 꼴이 아니게 돼. 그게 뭔데. 당신이 생각하는게 뭔데."
사직서를 자신이 타이핑해오겠다며 '오늘'을 재차 강조합니다.
[유모 씨 / 전 개발사업본부장]
"그냥 주세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없으니까 제가 다시 타이프 쳐올까요. 오늘 해야 됩니다."
[황무성 / 전 사장]
"당신이 어떤 오더를 받고 왔는지 모르겠는데 알았어"
[유모 씨 / 전 개발사업본부장]
"사장님 인품 참 존경합니다. 근데 여기 상황이, 이런 상황이.
[황무성 / 전 사장]
"그러니까,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유모 씨 / 전 개발사업본부장]
"알아서 안 된다니까요."
채널A가 확보한 40분간의 녹취파일도 '오늘'을 거론하며 마무리됩니다.
[황무성 / 전 사장]
"알았어, 이따 보자. 이따가. 나 화장실 좀 갔다가."
[유모 씨 / 전 개발사업본부장]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때를 놓치면."
황 전 사장은 유 씨가 세번째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결국 사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화가 이뤄진 시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일주일 전이자, 결국 이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설립 당일이기도 합니다.
대장동 개발을 민간에 맡기기 전, 사장직을 공석으로 만드는 데 다급했던 정황이 대화를 통해 드러난 겁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이태희
구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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