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턴 아무리 상태가 안 좋은 코로나 환자라도 증상이 발현한 지 20일이 지났다면 중환자 병상을 무조건 비워줘야 합니다.
중환자실이 부족하다보니 방역당국이 생각해 낸 고육지책인데요.
현장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환자마다 사정이 다른데, 무 자르듯이 20일로 자를 수 있냐는 겁니다.
서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9%.
의료 대응 마비 직전인데다 대기 중 숨지는 환자도 급증하자 정부가 병상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오늘부터 코로나19 중환자실 환자 가운데 증상 발현 20일이 지난 환자는 병상을 비워줘야 합니다.
계속 코로나 중환자실에 머물면 국가가 전액 부담하던 치료비도 환자가 내야 합니다.
[권덕철 / 보건복지부 장관 (어제)]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격리해제 이후에도 입원을 원하는 경우 입원비는 환자 본인 부담으로 전환하겠습니다."
병원 보상도 달라집니다. 예전엔 입원 기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10배 보상해줬지만 앞으론 5일 이내 짧게 병상을 쓰면 14배 보상하고, 중환자 입원이 20일 넘게 길어지면 아예 보상을 안 해줍니다.
등 떠밀듯 빨리빨리 중환자 병상을 돌리겠단 것인데 의료 현장에선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며 반발합니다.
[엄중식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격리 해제 가능한 상황이 되더라도 인공호흡기나 에크모를 장착한 상태에서 격리병동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거든요. 중단하고 옮기려고 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아예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20일 지나도 전염력이 있을 수 있는데다 다인실 위주인 국내 병상을 고려했을 때 일반 병상 집단 감염 우려도 있다는 겁니다.
[염호기 /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
"일반 중환자실에서도 굉장히 면역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많은데…그 사람들에게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 자르듯이 20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지 못한 거센 반발에 방역 당국은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운영 방침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김태균
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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