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이 충분히 확보되는 기적은, 크리스마스에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입원한 중환자들도 증상이 나타난 지 20일만 되면 나가라, 등 떠밀려 자리를 내주는 실정입니다.
완치된 것도 아닌데 호흡기를 단 채 어디로 가라는 걸까요?
심지어 환자들은 옮길 병원을 직접 알아보란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이솔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남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모 씨.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했지만 빠르게 증세가 악화됐습니다.
[노모 씨 / 코로나19 중환자 아내]
"며칠 만에 갑자기 급속도로 나빠지고 그게(바이러스) 폐를 공격하니까 호흡을 못해서 중환자실 기다리다가 들어간 거예요."
그런데 나흘 전 중환자실을 비우고 다른 병원으로 가달라는 병원 연락이 왔습니다.
엄동설한에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남편을 옮기다 악화될까봐, 노 씨는 과태료를 무는 한이 있어도 병원을 나서지 않을 작정입니다.
[노모 씨 / 코로나19 중환자 아내]
"자가 호흡을 못하고 기관 내 삽관하고 있는 사람인데 중환자실 빼라고 얘기하는 게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다른 종합병원에 70대 부친이 입원 중인 딸도 "옮길 병원을 직접 알아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모 씨 / 코로나19 중환자 딸]
"제가 '아무리 찾아도 (옮길 병원이) 없다고 선생님 제발 도와달라'고 했더니 요양병원 가시라고."
최근 상태가 나아져 일반병실로 내려왔지만 어제도 병원을 옮기라는 독촉을 받았습니다.
[이모 씨 / 코로나19 중환자 딸]
"외래 접수를 받아주는 곳에 다 전화를 해서 이제 예약을 했는데 예약도 바로바로 안 되잖아요."
전원명령 대상 환자는 옮겨갈 곳을 병원이 알아봐 주는 게 원칙이지만 현장에선 가족들이 부담을 떠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이송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혜진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같은 병상 안에서 이동하다가도 상태가 더 악화 되는 경우가 빈번한데 기계 여러 개를 가지고 그게(전원) 가능한지."
이들 같은 전원 행정명령 대상 환자는 그제 기준 210명.
이미 22명이 숨졌고 98명이 일반 병상으로 옮겼거나 옮길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김문영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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