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김달봉씨…코로나·한파 녹인 익명의 온정
[앵커]
코로나19로 소외 계층은 어느 해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22년째입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화물차에 위에 놓여 있던 종이 상자.
상자를 열자 오만원권 현금 뭉치와 노란색 돼지 저금통이 나옵니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잊지 않고 보내온 성금입니다.
금액은 5만 원짜리 1천400장 등 모두 7천9만4천960원.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와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올해로 22년째, 횟수로는 23번째입니다.
누적 기부액은 8억 원이 넘습니다.
재작년에는 성금 6천여만 원을 도둑맞았다가 되찾는 일도 있었지만, 온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올해도 전화 한 통만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발신자 번호 없음'으로 표시된 상태로 전화를 해오셨어요. 교회 옆에 화물차 위에 성금을 놓고 가니까 불우한 이웃돕기에…"
지난 3일 전북 부안군청에는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이른바 '김달봉 씨의 대리인'이라고 밝힌 뒤 현금 1억2천만 원이 든 종이가방을 두고 사라졌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익명의 독지가' 김달봉 씨의 누적 기부액은 모두 7억 원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김달봉씨는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익명 회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정말 나눔에 뜻을 두고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너무 지역 사회에 좋은 귀감이 되는 분들이시죠."
'전주 얼굴 없는 천사'와 '부안 김달봉 씨'.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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