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변(多辯)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가 공동 주최한 ‘차기정부운영, 대통령 후보에게 듣는다' 1차 토론회에서 5580자 분량의 기조연설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참석한 13일 2차 토론회 기조연설(2860자)의 두 배 분량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후보가 태생적으로 각종 현안에 관심이 많은 데다, 정책 공부를 이어가며 아는 게 많아지다 보니 말이 점점 길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대위 안팎에서는 윤 후보와의 TV토론을 앞두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잘 듣는 시간을 적당히 늘려야 한다”(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행정학회·정책학회 토론회 당시 이 후보는 총 4개의 질문을 소화했다. 첫 질문을 받고 “시간이 얼마나 괜찮냐”더니 3000자가량 답변을 쏟아내고선 “말이 너무 길었다. 답변할 때 몇 초 안에, 이런 게 습관이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두 번째 질문에서 그는 20분(6200자)가량을 홀로 이야기했다. 반면 윤 후보는 비슷한 시간 동안 참석자 10명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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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 강조…메시지 과잉으로
이 후보의 다변은 경선 때부터 의도된 측면이 있다. 가급적 말을 아끼는 이낙연 전 대표를 상대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지난해 8월 23일, 1차 캠페인 CF)라고 속 시원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선대위 첫 슬로건 ‘이재명은 합니다’에서도 추진력과 사이다 발언을 부각하려는 전략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상대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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