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년 김정은 생일, 올해도 평일…생모 때문?
[앵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등 선대 지도자의 생일을 매년 가장 큰 명절로 경축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집권한 지 10년이 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은 기념은커녕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모의 출신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지성림 기자가 김정은 생일은 왜 올해도 '조용한 평일'인지, 그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기자]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김일성·김정일에게만 사용했던 '총비서'란 직함을 드디어 갖게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작년 말부터는 '수령'이라는 호칭으로도 불리며 선대 지도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여전히 김정은 생일을 기념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달력에도 김정은 생일인 1월 8일은 공휴일이 아닌 평일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르며 매년 성대하게 경축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모르나?
2014년 1월, 평양의 한 농구 경기장에서는 북한 '최고 존엄'의 친구를 자처하는 미국인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Marshal, happy birthday to you.(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김정은)원수의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 노래를 직접 들은 경기장 관객뿐 아니라 TV로 농구 경기 영상을 시청한 북한 주민 모두가 김정은 생일이 언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경기에 앞서 발언한 데니스 로드먼은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의 탄생일을 맞으며 조선에 왔다고 하면서…"
그러나 그때뿐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김정은 생일 관련 언급이 더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생모도 공개 안 해
생일을 부각할 경우 생모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레 뒤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생모 고용희에 대해 지금까지 꼭꼭 숨기고 있습니다.
최고지도자의 생모인 만큼 평양 대성산에 무덤도 크게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이름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 위원장의 할머니부터 시작해 고조할머니 생일까지 챙기고, 부인 리설주도 만천하에 공개하는데, 생모에 대한 언급만 없습니다.
생모 고용희는 '후지산 줄기'
이유는 고용희의 출신성분 때문입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고용희는 9살 때 부모와 함께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이주했고, 예술단 무용배우로 활동하다가 김정일을 만나 1970년대 중반부터 함께 살면서 김정은 등 3남매를 낳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명 '후지산 줄기'로 불리는 북송 재일교포 출신의 생모를 공개할 경우 '백두 혈통'에 기반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이 조금이라도 흔들릴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고용희의 출신과 삶을 어떻게든 각색해 공개할 즈음이면 김정은 생일도 공식적으로 기념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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