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 당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이 있습니다.
32층에서 작업 도중 바닥이 무너져 추락했는데, 29층에 걸리면서 목숨을 구했는데요.
눈 떠보니, 사방이 낭떠러지 였다고 합니다.
긴박했던 상황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홍지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 쓴 남성이 다리를 절뚝이며 응급차에 오릅니다.
[현장음]
"한 분만 계신가요"
남성은 소방설비 업체 직원인 20대 A 씨,
당시 건물 32층에서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A 씨 /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옆에서 쿵 소리가 나가지고 쳐다봤는데 벽이 저한테 쏟아지더라구요. 천장이 무너지면서"
곧이어 바닥이 주저앉으면서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A 씨/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낙석을 맞으면서 안전모가 날아가고, 작업 발판도 잡고 있었는데 날아가 버리고, 손으로 얼굴만 급하게 막다가 살아야겠다 싶어서 뭘 잡으려고 하는데 붕괴가 멈추더라구요"
10미터 아래 29층까지 추락한 A 씨.
바닥이 무너지지 않은 곳에 떨어지면서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은 온통 낭떠러지였습니다.
[A 씨/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일어났는데 바닥이 아예 없더라고요. 딱 저 있는 데만 바닥이 있어서…왼쪽 다리랑 작업할 때 쓰던 도구가 돌멩이에 껴서 안빠져서 그 도구는 끊어버리고 왼쪽 다리에 있는 돌멩이는 치우고 혼자서 그쪽까지 탈출했죠"
남성은 계단을 이용해 29층에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갔고, 1층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다시 올라가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A 씨/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여기 있다고 소리 지르고 올라가서…경찰분들도 와서 통제하길래 제가 나 구급차 좀 불러달라 다쳤다 병원 가야 된다…."
왼쪽 다리를 다친 것 외에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지금도 매몰됐던 순간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A 씨/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사고 당일) 잠을 못잤어요. 새벽 2시까지…천운이죠, 천운. 제가 있던 데만 안 무너졌으니까 그래서 한 층만 더 무너졌어도 저도 추락했을 테니까"
필사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던 건 가족 때문이었습니다.
[A 씨/ 붕괴 현장 탈출 근로자]
"제 가족도 있거든요. 아내랑 애들도 있고 살아야겠다. 그러면서 그냥 혼자 탈출한 거죠 살아야 하니까"
채널A 뉴스 홍지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이혜진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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