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프재, 많이 아프재.”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1리 골짜기에 위치한 한 외양간. 겉이 그을린 외양간 안에 소 한 마리가 주저앉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뒷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은 모습이었다. 콧물을 줄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소를 주인 김일석(70)씨가 연신 쓰다듬으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지난 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로 집을 잃었다. 외양간 맞은편에 있던 집과 창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불에 탔다. 기르던 개와 닭도 새까맣게 그을린 채로 숨이 끊어졌지만, 김씨는 사체를 치우지도 못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차량으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머무르면서 하루 두 차례 소먹이를 주기 위해 집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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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다 빨랐던’ 산불…몸만 급히 빠져나왔다
김씨는 “산불이 집을 다 태우고 외양간 일부에도 옮겨붙으면서 소들이 화상을 입었다. 자식과 매한가지인 소가 화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목이 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산불이 난 날 송아지 한 마리가 태어나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4일 산불이 나던 날 “자동차보다 불이 빨랐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이웃으로부터 ‘동네에 산불이 났다’는 말을 들었지만 크게 신경 쓰...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3725?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