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정부 성공 위한 일 마다하지 않아야”

채널A News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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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까지 꼭 한달 남았습니다. 대통령인수위에서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제가 딱 2년 전에 인터뷰로 뵀었습니다. 그때는 암투병 중이셨는데, 지금은 좀 많이좋아지셨다고 들었고요. 당시만 해도 제 개인적으로는 다시 정치하실 거라고 예상은 못 했었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셨습니까?

그때는 죽을 뻔했어요. 근데 많이 건강이 좋아진 뒤에 '아 내게 추가 시간이 주어진 거구나' 이런 생각했습니다. 추가 시간이라는 게 축구에서 보면 어영부영해서 안 되는 시간이잖아요. 남은 힘을 몽땅 쏟아부어야 되는 시간이 추가시간인데, 내가 이제 다시 살아나서 정말 꼭 해야 할 일이 뭐지 생각하면서 우리 사회를 봤을 때 정권 교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에는 누가 저한테 '시대정신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국민통합입니다'라고 말하는데, 2월까지는 누가 물어보면 '시대정신이 정권교체입니다'라고 답했었거든요. 그래서 남은 시간에 제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정권교체에 힘을 더해야겠다 생각하고, 다시 나섰습니다.

참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위원장님이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제안하신다면 의향이 있으신가요? 이미 하셨을 수도 있고요.

저는 윤석열 정부가 정말 꼭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성공하지 못 하면 제 자신이 굉장히 괴로울 거 같아요. 그래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제가 담당해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라 해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비서실장을 하겠다는 말씀하고는 다른 이야기인데, 가령 어떤 부처의 장관을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을 앉히면서 그분이 경험이 좀 부족하니까 당신이 가서 차관 같은 거 하면서 도와주면 어떠냐 그러면 제가 그 일을 기꺼이 할 각오가 돼있습니다.

자리는 중요하지 않다?

네.

지금 정권창출 경험을 따져보니까 벌써 3번 있습니다. 이번에는 보수 진영 주도한 정권 교체였어요. 근데 정치적 뿌리는 원래 민주당이시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정계개편을 어떻게든 이끌지 않겠냐, 어떤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부분 어떻게 보시나요?

글쎄 그런 시각이 많더라고요.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그런 시각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누가 맘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요. 정계개편이 필요한 때가 오면 물론 그때는 누가 주도하긴 해야하지만 그런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정계개편 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예요. 무조건 누군가가 개인적 혹은 어떤 정파의 필요에 의해서 정계를 이렇게 저렇게 개편해 보겠다는 생각은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윤석열 당선인과는 이번 대선 때 한 팀으로 만나셨지만 사실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 소개해주신다면요.

제가 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 시청 앞에서 천막 치고 석달 동안이나 소위 거기서 숙박을 하면서 농성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과정에 국정원이 댓글로 개입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농성을 했는데, 그당시 윤석열 검사는 국정원의 댓글 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였습니다. 제 입장에선 굉장히 점수를 많이 줬죠. 용감한 검사구나. 제가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번 만나서 이야기해보자 해서 만났을 때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요구한 몇가지 중 하나가 그 댓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사 등의 신분을 보장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불이익을 주지 말아라?

그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러고 얼마 있다가 지방으로 좌천됐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윤석열 검사처럼 정의로운 사람들을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 이렇게 강조하는 장면이 저도 사실 잊었었는데 얼마 전에 어떤 TV 종편에서 방송하는 것 보고 저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그당시 대통령이 될 거라고는 예상도 못 하셨죠?

개인적으로는 전혀 몰랐어요. 그렇게 서로 호감을 가진 채 알고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이런저렇게 나누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어느날 제가 아까 말씀 드린대로 정권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을 때 그것을 실현해낼 사람이 누구겠느냐, 가장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야 한다' 그렇게 권하기도 했었죠.

끝으로 이것도 통합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가 지금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반대하는 여론도 분명 있습니다. 너무 서두르다가 패착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거든요. 발표하기 직전에 같이 답사도 가셨잖아요. 납득할만한 이유가 가보니까 있던가요?

사실 탈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 시민들 속에서 일하는 대통령 되겠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식이라는 것은 5년 전 광화문 촛불집회의 으뜸 가는 요청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탈청와대를 공약했지만 한분도 못 지키지 못 했어요. 물론 선의로 생각하면 지키지 못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정말 지키고 싶은 의지가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그런데 이건 대단한 겁니다. 권위주의적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결정 아녜요? 만약 시민 속에 있던 어떤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들어가서 제왕적 대통령이 되겠다는 결정을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했다면 그건 큰일이죠. 그러나 이것은 이제까지의 많은 대통령이 약속하고도 실현하지 못 했던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을 과감하게 약속을 지키면서 실행하겠다는 것인데 저는 지금 당장은 그럴 지 몰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 정치사에서, 우리 역사에서 큰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용단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지금까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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