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로 보이는 퇴비 악취 때문에 충남의 한 산골 마을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주민들은 장마철에 비가 내리면 침출수가 나와서 식수로 쓰는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보령의 한 마을 산골짜기.

흙더미 사이로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고, 곳곳에서 포대 자루들이 눈에 띕니다.

주변을 삽으로 파보자 검은색 흙이 나옵니다.

흙을 파낸 곳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고 주변에는 벌레까지 들끓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인근 과수원 주인이 퇴비라며 모아놨던 것을 최근 옮겨 묻은 뒤 흙으로 덮었고, 그 과정에 악취가 심해졌다고 주장합니다.

[마을 주민 : 냄새로 인해서 밤에 문을 열을 수도 없고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우리는 문 열어놓고 산적이 없어요.]

악취 유발 물질이 있던 자리에서는 생선 썩은 내가 코를 찌릅니다.

보령시는 민원이 이어지자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땅에 묻힌 물질을 폐기물로 판단했습니다.

[유성용 / 충남 보령시 환경보호과 : 일반적인 퇴비 냄새가 아니었기 때문에 폐기물로 보고 있고요. 본인에게 물어봤을 때 반입경로가 불명확하다는 것 자체가….]

게다가 해당 농장주는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산을 파헤친 것으로도 확인돼 보령시가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은 비가 오면 땅에 묻은 물질에서 침출수가 나와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비가 오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잖아요. 폐기물을 묻어 놨으니까 스며들면 지하수 판 데로 해서 더러운 물을 먹을까 봐 그게 제일 염려스럽다고요.]

농장주는 문제가 없는 퇴비지만 보관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한 것이고, 지자체 행정 명령에 따라 원상복구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령시는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며, 농장주를 폐기물관리법과 산지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할 계획입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YTN 이상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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