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이렇게 황망한 죽음이 있을까요.
엽사가 멧돼지인 줄 알고 총을 쐈는데 그만 택시 기사가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야산, 사람이 오가는 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전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릎을 굽힌 상태로 70대 남성이 쓰러져있고, 구급대원들이 조명을 밝히고 응급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잠시 뒤 구급대원이 들것을 가져오더니 남성을 구급차로 옮깁니다.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인근 도로 주변에서 70대 택시 기사가 총에 맞아 쓰러진 건 어젯밤 8시 30분 쯤.
[현장음]
"(멧돼지) 먹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소변을 보다가 봉변을 당하신 거야."
총을 쏜 사람은 산에서 멧돼지 포획 작업 중이던 엽사였습니다.
엽사는 "뒤쫒던 멧돼지를 발견했다고 생각해 총을 쐈는데 확인해 보니 사람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관통상을 입은 택시 기사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늘 오전 0시 50분쯤 숨을 거뒀습니다.
숨진 택시 기사는 택시를 잠시 세워놓고 내려서 서 있다가 엽사가 쏜 총에 맞았는데요.
기사가 쓰러진 지점 바로 옆에는 등산객이 수시로 오가는 인도가 나 있습니다.
조사 결과 70대 엽사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종로구 일대에서 총기를 사용해 멧돼지를 잡을 수 있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은평구에서는 이 허가를 받지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은평구는 지난 3년 간 서울에서 멧돼지가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으로, 엽사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경찰은 엽사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인가와 축사 주변, 건물이나 차량 방향으로의 총기 발포를 금지한 허가 조건을 지켰는지 조사 중입니다.
또 총포 사용 권한이 없는 은평구에서 발포한 경위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 철
영상편집 : 형새봄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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