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발자가 만들어낸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
테라는 한 개가 1달러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 코인으로, 연동 코인인 루나의 공급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국제정세 불안과 긴축 우려 등으로 테라의 가격이 갑자기 추락한 겁니다.
지난 10일 새벽까지만 해도 1달러의 가치를 유지했지만, 이후 급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가격이 80%가량 폭락했습니다.
연동된 루나의 가격은 더 심각합니다.
10만 원이 넘었던 코인 값은 불과 일주일 만에 1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내림 폭은 99%가 넘습니다.
1억 원을 루나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남은 돈이 채 만 원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루나가 사실상 퇴출당하면서 공포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을 억누르는 모습입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 (일부 가상자산이) 통화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 (당국이) 어느 정도 관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조와 맞물려 가격 고정 구조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인시장이 붕괴하는 상황입니다.]
안 그래도 거품 논란이 거셌던 가상자산 시장에 초대형 악재가 생긴 셈입니다.
테라와 루나는 여러 논란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치밀하게 설계된 코인입니다.
이런 코인조차 변동성 측면에서 사기를 목적으로 만든 코인과 다를 바 없단 인식이 커진다면 불신도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거품 붕괴를 넘어서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빈기범 /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가상 자산의 거품 붕괴라는 표현은 과하고, 전 세계 자산 시장의 내림세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상 자산이 여전히 믿음과 신뢰를 온전하게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인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루나 사태를 극복하더라도 가격 반등을 노리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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