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적장애가 있는 30대 여동생을 학대하고, 굶주림에 방치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오빠가 구속됐습니다.
앙상하게 마른 숨진 여성의 시신은, 20kg에 불과했고요.
비정한 오빠는 동생과 주민센터의 접촉도 철저히 막았습니다.
백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어딘가로 손짓을 하는 남성.
잠시 뒤 구급차가 도착하고 하얀 천으로 감싼 시신을 옮깁니다.
이 남성은 함께 사는 여동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김모 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여동생이 대소변을 못 가리면 밥을 안 주거나 체벌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숨진 30대 여동생의 시신은 20kg에 불과해, 경찰은 음식을 제대로 못 먹어 영양실조로 사망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사망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을 걸로 추정되지만, 위기를 감지한 곳은 없었습니다.
장애인이 있는 수급자 가구지만 주민센터 측이 여동생을 직접 본 건 지난해 1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21년도 1월이었고요. 학대라고까지 그렇게 판단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비장애인 오빠가 함께 산다는 이유로 정기 전화 점검 대상인 '고위험 가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측은 이와 별개로 매분기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지만, 통화자는 매번 김 씨였고 동생과의 접촉을 꺼렸다고 말합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동생이 백신을 맞지 않아서 외출을 꺼리고 사람들 만나는 걸 꺼리고 있다. 저희가 강제로 막 가서 만나고 그러지는 않아요."
[이웃 주민]
"거의 집 밖으로 안 나오세요. 여기서 (산 지) 1년 2~3개월 됐는데 여동생 분은 한 번도 못 봤어요."
남성이 동생 상태를 감추려 한 걸로 보이는 정황입니다.
경찰은 구속된 남성을 상대로 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시신을 감추려 했는지도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구혜정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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