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대한 구상, 어리석음 극치"…대통령실 "무례·왜곡에 유감"
[앵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어리석다고 비난하며 절대로 상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통일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지성림 기자.
[기자]
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오늘 발표한 담화에서 윤 대통령이 광복절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려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김여정은 특히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갖고 문을 두드리겠는지 모르겠지만,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다.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김여정은 담대한 구상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복사판에 불과하다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정말 천진하고 아직은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는 등 막말을 거듭 쏟아냈습니다.
또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 이"가 윤 대통령이라며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여정은 북한이 지난 수요일 순항미사일 2발을 쏜 것과 관련해 발사 지점이 우리 군 당국이 밝힌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늘 한미 공조 하에 추적 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 왜 발사 시간과 지점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궁금해진다"고 비아냥댔습니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를 대내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도 공개하며 대남 적대 기조를 공식화했습니다.
[앵커]
직접 들어보니 김여정의 막말이 매우 거치네요.
윤 대통령을 직함도 없이 이름만 부르고 심한 조롱까지 했는데, 김여정 담화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도 나왔죠?
[기자]
네, 대통령실은 오늘 김여정 담화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 개발 의사를 지속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태도는 북한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재촉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북한을 향해 자중하고 심사숙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국회에서 김여정의 발언은 "무례하고 품격 없는 표현"이라며 담대한 구상을 왜곡해 비판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권 장관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며 인내심을 갖고 계속 북한을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압박도 가해 대화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지점이 안주시라는 김여정의 주장에도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엔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온천에서 발사됐다'는 기존 평가를 유지한다는 뜻이지만, 김여정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분석 내용을 추가로 밝히지는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정보자산 노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순항미사일 특성상 우리 군이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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