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제기에 욕을 한 공무원, 이후 시작된 피 말리는 소송전, 어제 YTN이 관련 내용을 보도해 드렸는데요.

민원인이 문제를 제기한 건 상대 공무원의 보복 소송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재판부의 이상한 판결문 때문이었는데요.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야 까불지 마, 이 씨○ 진짜."
"지금 저한테 욕하셨습니까?"
"녹음해"
"왜 욕을 하십니까?"

민원 제기에 욕설로 응대한 공무원.

주민 A 씨가 민·형사상 고소했고, 공무원 B 씨도 협박과 모욕을 당했다며 맞고소했습니다.

학교 배정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민원인 A 씨가 공무원을 협박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을 보면 협박 발언은 없었고 비하 발언 역시 A 씨가 아닌, 다른 입주민이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 황○○ : 어렵게 민원 넣어봐야 담당 주무관은 컨트롤 C, 컨트롤 V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신경 안 쓴다. 이런 소문.]

재판은 민원인 A 씨가 승소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 내용이 이상합니다.

분명 다른 주민이 한 말인데, 재판부는 증인들의 증언에 따라 A 씨가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에 나온 증인 두 명도 각각 "듣지 못했다", "누가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당 법원에 이유를 물었지만, 담당 판사는 현재 휴직 상태이며, 사실 기록은 해당 재판부의 권한이라 열람할 수 없어 확인 불가하다고 답했습니다.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판부가 민원인 A 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A 씨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으로 결론이 난 겁니다.

승소한 재판에 대해 항소할 수 없는 A 씨, 상대도 항소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의 문제 제기도 물 건너간 상황.

A 씨는 공무원 비하 발언을 한 악성 민원인으로 남게 됐다며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주민 A 씨 : 판결문에는 제가 모욕(비하 발언)을 했다고 작성을 했어요. 그러면 이에 상대방 공무원들은 이 자료(판결문)를 가지고 봐라, 이 사람 모욕한 것 맞지 않느냐 (라고 주장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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