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 보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같은 문화유산 명소에서 멋진 패션쇼가 열리는 경우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올 가을 경복궁에서 열릴 예정이던 명품 브랜드 구찌의 패션쇼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벌어진 청와대 패션화보 품격 논란 때문으로 보입니다.
권솔 기자입니다.
[기자]
환한 조명이 경희궁의 하늘을 밝힙니다.
전각을 수놓은 기와와 단청 사이로 걸어 나오는 모델들.
고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지난해 경복궁과 덕수궁 등 5대 궁궐에서 열린 서울 패션위크 입니다.
올해 11월에도 경복궁에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 패션쇼가 열릴 계획이었습니다.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구찌 측은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며 장소 사용을 신청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부 가결' 결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최근 청와대에서 촬영한 한복 패션 화보가 논란이 된 것이 원인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의도치 않게 정쟁화 될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습니다.
구찌 코리아 측도 "경복궁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최근의 논란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궁이나 문화유산에서 패션쇼가 개최된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가을이면 경회루, 경희궁 한복패션쇼뿐 아니라 덕수궁 돌담길도 런웨이로 자주 이용됩니다.
해외에서는 더 일상적입니다.
프랑스의 베르샤유 궁전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같은 명소에서 패션쇼가 자주 열립니다.
구찌도 경복궁 패션쇼에 앞서 같은 콘셉트로 지난 5월 세계문화유산에서 행사를 열었습니다.
문화재청이 지나친 눈치보기로 합리적인 결정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영상편집 : 변은민
권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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