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어렵게 데려온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주…그들은 왜

채널A News 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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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 고령화 시대에 단기간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이 농가에 큰 도움이 돼 왔습니다.

그런데 야반도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해남에 있는 쪽파밭입니다.

지금쯤 한창 쪽파가자랄 시기인데, 보시는 것처럼 아무것도 심어져 있지 않습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정이 있는지,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28년 동안 밭농사를 지어온 주기상 씨.

두 달 전 군청에서 필리핀에서 온 계절 근로자 7명을 배정받았습니다.

농번기에 인건비가 싼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일손이 생겼다는 안심도 잠시, 7명이 한 달 만에 모두 달아났습니다.

[주기상 / 전남 해남군]
"갑자기 수확 앞두고 그날 사라지는 바람에. 다른 지역에서 사람 데려와서. 그러다 보니까 인건비가 많이 들고요."

해남군에서는 올해 입국한 계절근로자 86명 중 51명이 도망갔습니다.

[전남 해남군청 관계자]
"돈 많이 주는 쪽으로 이탈하는 편이죠. 이탈자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법무부에서 하다 보니까…."

올해 상반기에만 발생한 이탈자는 300명으로, 계약된 농가를 몰래 벗어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한 방역 때문에 559명이 입국했는데, 3백 명 넘게 이탈했습니다.

계절근로자의 하루 일당은 7만 원 정도인데, 2배 더 주는 건설 현장이나 공장으로 옮겨가는 걸로 추정됩니다.

농가에는 인력 공백으로 인한 피해만 있는 게 아닙니다.

큰 돈 들여서 고친 외국인 근로자 숙소 건물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한동석 / 전남 고창군]
"냉난방이 되고 샤워 시설이 완비된 그런 건축물을 요구해서 몇 천만 원 들죠. 그렇게 딱 해놨는데 이렇게 가버리니까 우리로서는 황당하고, 힘들죠. 난감하고."

야반도주 사례가 잇따르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탈 방지 장치까지 마련했습니다.

[A 씨 /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하기 전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무단이탈하면 본국에 있는 가족이 (본국 지방정부에) 벌금을 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무단 이탈의 이유로는 현지 브로커가 지목됩니다.

[한동석 / 전남 고창군]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서 모집책 일명 브로커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한테 1인당 800만 원에서 1천만 원을 주고 왔다고 그 사람들이 주장해요."

브로커가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농장을 이탈한다는 겁니다.

현재는 개별 지자체가 해외 지방정부와 협의해 계절근로자를 모집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현지 브로커의 개입을 차단하려면 중앙 정부의 관리 감독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혜경 / 배재대 행정학 명예교수]
"외국인 근로자를 선발하고 데리고 오고 하는 일은 중앙정부가 국가 대 국가 차원으로 MOU(양해각서)를 맺어서 국가 간의 일로 중앙정부가 해달라 하는 게 가장 급한 일이에요."

계절근로자의 이탈 방지 대책이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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