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로 무차별 학살이 벌어진 지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억울한 희생을 추도하는 자리에서 한일 시민들은 하루빨리 일본 정부가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비석 앞에 꽃을 바치고, 두 손 모아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99년 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며 모인 사람들입니다.
지진 당시 대혼란 속에 퍼진 유언비어는 조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부추겨 수천 명을 학살하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미야가와 야스히코 /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장 : 당시 대지진·대화재라는 천재지변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인간의 손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 추도식은) 같은 실수를 절대 되풀이 하지 않도록 맹세하고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일반 시민들의 참배도 올해는 재개됐습니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억울한 희생을 애도했습니다.
일본 사회의 어두운 역사도 직시해야 한다고 시민들은 말합니다.
[모노에 료 / 참배객 : 많은 사람들이 학살을 목격했고 증언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정하려는 것은 일본인으로서 대단히 유감입니다.]
[마노 타에코 / 참배객 : 일어난 일을 사실 그대로 전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정확한 피해 실태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일 양국 시민 사회는 100주기를 앞두고 일본 정부에 공식 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손미희 / 관동학살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일본 정부가 이제라도 관동대지진 학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국가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 진정 어린 추모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도쿄도지사가 매년 보내던 추도문을 코이케 도지사는 벌써 6년째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이런 행태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조선인 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해 온 단체는 같은 시각 추도식장 맞은편에서 행사를 열었지만 엄중한 경비 속에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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