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고속도로를 달려 회사로 복귀하던 버스에서 운전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습니다.
가드레일을 연신 들이받으며 졸음 쉼터를 향해 질주하는 아찔한 상황.
뒤를 쫓아가던 동료 버스 운전기사가 고의 사고를 내서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고속도로 갓길에서 중형 버스가 가드레일을 긁으며 위태롭게 주행합니다.
대형 버스가 옆에서 나란히 달리다가, 졸음 쉼터가 다가오자 방향을 틀어서 중형 버스와 부딪쳤습니다.
오전 6시쯤 충남 보령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버스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며 한참을 달려오던 중형 버스는 이곳 졸음 쉼터 입구에서 앞을 가로막은 대형 버스에 부딪혀 멈춰 섰습니다.
차를 멈춰 세운 대형 버스 운전사는 뒤따라가던 동료 신 모 씨였습니다.
중형 버스가 계속 이상한 모습을 보이다 졸음 쉼터로 향하자 휴식 중인 사람이나 차들과 부딪힐까 걱정돼 일단 막아섰다고 말했습니다.
[신 모 씨 / 대형 버스 운전자 : 이 차가 졸음 휴게소로 들어가면 진짜 큰일 나겠다, 진짜 이거는 우리 둘만 다치는 게 아니라 아무 상관 없는 시민들이 다치겠다 싶어서….]
사고 여파로 버스들은 망가졌지만, 신 씨와 중형 버스 운전자 모두 별다른 부상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신 씨의 고의 사고 책임을 묻는 대신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서정필 /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사고를 미연에 예방한 운전자에게 충남경찰청장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잠시 의식을 잃었던 중형 버스 운전자는 병원 검사에서 중대한 지병이 확인돼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받을 예정입니다.
신 씨는 인명 피해 없이 동료의 병을 알게 됐으니 이제 쾌유할 일만 남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신 모 씨 / 대형 버스 운전자 : 뇌종양이 발견됐어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빨리 회복이 돼서 다시 건강하게 자기 생활로 돌아갔으면 좋겠고….]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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