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 직원이 100원짜리 동전을 빼돌렸는데요.
그 양이 무려 24만 개입니다.
그 100원 동전을 개당 8천원에 팔았다는데요.
누가 왜 그렇게 비싸게 샀을까요.
얼핏 이해가 안 가죠.
홍유라 기자와 보시겠습니다.
[기자]
오래된 화폐를 거래하는 상점.
1989년 발행된 500원 동전은 액면가의 600배, 30만 원에 거래됩니다.
1974년 나온 100원 동전은 무려 3천배 넘는 가격이 매겨져 있습니다.
수집가들에게 희귀 연도 동전은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하고 싶은 귀중한 아이템입니다.
[전후식 / 화폐 수집상]
"잔존량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희소한거예요. 투자로도 하는 분들 있는데 좋아서 수집하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2018년과 2019년 동전은 발행액이 예전보다 3분의 1 수준까지 줄면서 인기 품목으로 꼽힙니다.
사용하지 않은 새 동전은 더 비쌉니다.
[A씨 / 화폐수집상]
"실제로 비싼 값에 거래가 됐었어요. (100원) 2천 개면 20만 원이잖아요. 저희가 800만 원에 사서 1200만 원에 팔고 그랬습니다."
화폐수집상은 이런 점을 노리고 한국은행 대전본부 직원과 짜고 동전을 빼돌렸습니다.
빼돌린 동전은 24만 개, 무게만 해도 1.3톤에 달합니다.
수법은 대담했습니다.
지난 4월 말, 화폐수집장은 A은행을 찾아가 2천400만 원을 100원 동전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합니다.
재고가 없던 은행은 한국은행 대전본부에 동전 반출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한은 직원은 동전 보관책임자에게 부탁해 2018년과 2019년에 생산된 새 동전을 반출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은행 직원이 트럭 2대에 동전을 나눠싣고 화폐수집상에게 전달했습니다.
동전은 액면가의 최대 80배 가격으로 4만 개 넘게 판매됐고, 이들은 수익을 나눠가졌습니다.
하지만 먼저 유통돼야 할 2017년 동전보다 2018년 동전이 앞서 금고에서 나간 사실이 확인돼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입건하고 동전 19만 개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공범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방안도 곧 결정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홍유라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이호영 박영래
영상편집 : 형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