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산율 저하로 학생이 매년 줄어들며 폐교가 늘고있죠, 그런데 일부 신도시는 학생이 폭증해 조립식 교실을 짓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반발하며 등교 거부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는데요.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에 나와 있습니다.
학교를 에워싼 담장에 이렇게 현수막이 여럿 붙어 있는데요.
학부모들이 모듈러 교실 설치에 반대하며 내 건 현수막입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등교 시간, 학생들 대신 학부모들이 손팻말을 들고 학교 앞에 모였습니다.
학교가 늘어난 학생을 수용하려고 조립식 모듈러 교실 설치 공사에 나서자, 부모들이 열흘 넘게 자녀 등교를 거부하고 나선 겁니다.
주변에 내년 4월부터 수천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상황.
학부모들은 무작정 교실 수만 늘리려는 발상이 문제라고 비판합니다.
[이원경 / 학부모]
"400명에 맞춰져 있는 학교에 1200명이 단지 교실만 늘려서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아이들이 4개월간 공사 현장에 노출돼야 하고요."
[이옥현 / 학부모]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고, 학습권이 보장되는 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지금 학교에서도 어떠한 보장을 전혀 해줄 수가 없고."
모듈러 교실의 복도가 좁아 아이들이 다칠 수 있고, 화재가 났을 때 대처하기도 어렵다고 학부모들은 우려합니다.
철골과 단열 패널, 시스템 창호로 이뤄진 모듈러 교실은 설치가 쉬워 임시 교실로 많이 활용합니다.
[박진숙 / ○○초등학교 교사]
"모듈러가 들어오면서 과밀학급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많이 해소된 부분이 있어요. 교사 한 명당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의 수가 많아지다보면 교육 활동에도 상당히 많은 제약들이 생기고."
하지만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 학교는 운동장이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운동장 대신 건물 아래 필로티 공간에서 놀아야 합니다.
원래 48개 반이었지만 지금은 78개 반으로 늘어나 학생수가 2100명에 이릅니다.
내년이면 5개 반이 더 늘어납니다.
[유지영 / □□초등학교 학부모]
"(교실이) 너무 부족해서 특별활동실을 거의 다 없앴어요. 급식실 증축을 하긴 했는데 그래도 아이들이 많다 보니까 10분, 5분 안에 다 빨리 먹고 나와야 한다고."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학령 인구가 몰려들자, 모듈러 교실로 교실 부족을 해소하고 있는 겁니다.
[신도시 학부모]
"아파트만 증축할 게 아니라 그만큼 입주민이 많아지니까 인구가 많아질수록 부족할 수 있는 면도 고려해서 개발해 주셨으면."
교육당국은 오락가락하는 주택 공급 정책 때문에 학생 수 예측이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교육청 관계자]
"분양이 이루어졌는데 그때 이제 특별공급이나 이런 부분 비율이 달라지면서 학생들이 (예상보다) 많이 발생한 거예요. 특별 공급이라는 게 그 퍼센트가 늘어나면 다자녀 이런 부분도 늘거든요."
[엄문영 /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개발 계획 초기부터 교육 파트가 중요하게 의사결정 참여자로 인정되지도 못했고 이런 것들이 다 겹쳐져서 이루어진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주택 공급 정책을 세울 때, 아이들의 학습권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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