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어민들은 불안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야했습니다.
특히 동해안 어민들은 생계를 위협당하는 현실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저는 지금 동해안 항구인 동명항에 나와 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이곳 어민들의 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일지,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그물을 걷어내자, 제철을 맞은 양미리가 한가득 걸려 올라옵니다.
하지만 만선의 기쁨보다는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문입니다.
[이진규 / 어민]
"깜짝 놀랐죠. (미사일 떨어진 곳이) 바로 코앞이나 마찬가지죠. 미사일이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니까."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기간 동안 최소 30발 이상의 미사일을 쐈습니다.
특히 지난 2일 쏜 탄도미사일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속초 동쪽 57㎞ 지점에 떨어졌습니다.
당시 어민들은 그물도 걷지 못하고 급하게 육지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진규 / 어민]
"미사일이 떨어지는 바람에 조업 중단해서 그물을 못 당겼죠. 속이 천불 나죠. 먹고 살기 힘든데."
미사일이 떨어진 지점은 홍게잡이 어선들이 모이는 해역이었습니다.
어선들이 주로 조업하는 새벽에 떨어졌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이금철 / 홍게 통발 선장협회 강원지부 협회장]
"만약 배들이 그때 상황에 있었다면 진짜 이건 사고가 안 날 수가 없는 문제죠. 그냥 뭐 총알처럼 탁 떨어지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미사일은 파장이 크니까."
미사일 도발로 폐쇄됐던 어장은 다시 개장됐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정명수 / 어민]
"남단에 사는 사람들은 북한이 도발했는지, 안 도발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뉴스에서 '아 도발했다니까 했는가 보다', 우리는 실제로 몸으로 느끼잖아 지금 여기. 심각해 우리는."
접경지역 어민들의 안전을 위해 해양경찰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북한의 동해상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업 중인 선장님들께선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해 통신기 청취를 잘 해주시길 바라며…."
해경은 저도어장에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도어장은 NLL과 불과 2km 정도 떨어진, 동해 최북단의 황금어장입니다.
[한성동 / 속초해경 경비함정 함장]
"북 도발하든지 사태가 발생하면 일단 무전으로 어선들한테 전파를 하고. 현장으로 직접 가서 저희가 안전해역으로 남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어민 생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박상현 / 어민]
"불안한 마음에 낚시를 40개 뿌릴 걸 30개밖에 못 뿌리는 거지. 오늘도 경비정에서 '상황이 이러니까 항시 주시해주십시오' 하고 있는데 다 못 뿌리는 거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어민들은 오늘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바다로 향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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