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논란 속에 11월 9일, 소방의날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다가 트라우마를 겪는 구급대원들이 적지 않은데요.
지금 시점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조민기 기자가 구급대원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소방 비상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 발령과 동시에 현장에 출동했던 인천 남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유병혁 씨.
5년 차 경력의 구급대원에게도 당시의 구조활동은 견디기 힘든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유병혁 / 인천 남동소방서 구급대원]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해요. 저도 구급대원으로서 그렇게 많은 부상자 혹은 사망자들이 있는 걸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참사가 발생한지 열흘 넘게 지났지만, 3교대 근무를 하느라 미처 스스로를 돌볼 여유는 갖지 못했습니다.
[유병혁 / 인천 남동소방서 구급대원]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제가 그 사고를 겪었다고 휴가를 나가게 되면 제 자리는 누군가가 들어와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막기 위해 남한테 PTSD를 주는 게 아닌가."
소방당국이 소방서에 심리상담사를 파견하고 있지만 충분한 치료는 되지 못했습니다.
[유병혁 / 인천 남동소방서 구급대원]
"(상담)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거든요. 지령이 내려오면 출동도 나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에는 선뜻 나서지지가 않습니다.
[유병혁 / 인천 남동소방서 구급대원]
"(동료들도) 방문까지 하려는 건 좀 꺼리더라고요."
전문가들은 한시적으로라도 상담 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종선 / 한국임상심리학회 수석부회장]
"트라우마 전문 상담인력들을 더 증대해서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건강한 정신 지표 중 하나임을 전달하는 정책적인 캠페인이 필요할 것 같고요."
공식행사가 모두 취소된 소방의날 60주년 기념일.
소방관들은 오늘도 묵묵히 현장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변은민
조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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